생각보다 실업급여 신청이 순조로와 당황스럽던 나날이 지나고, 갑작스레 서울서부 고용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실업급여 신청 - Part 1 신청 조건 알아보기 에서 밝혔듯, 피보험 단위기간이 153일이라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직권처리 요청
담당자분께서는 고용보험 기간을 확인해보니 전에 다니던 알바 학원의 고용기간이 18개월 내로 겹친다며, 대략 30일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해주셨다. 문제는 해당 학원이 사라져서 이직확인서를 부탁할 수 없기 때문에 직권처리를 해야한다(정확히는 소멸사업장이므로 직권처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해주셨다. (원장선생님 좋으셨는데ㅠㅠㅠㅠㅠㅠ)
직권처리는 따로 담당부서가 있으며, 문자로 남길테니 해당 번호로 전화해서 직권처리 요청 상담을 하면 된다고 하셨다.
문제는 이 상황 설명이 2분도 채 안되었다는 것인데, 아무리 알고 있었다고는 하나 직권처리라는 단어도 처음 듣고, 그냥 해당 번호로 전화하면 일이 다 풀린다~ 라는 식으로 넘기듯 말씀하셔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필자가 붙잡으며 이것저것 묻자, 18개월에 겹치는 기간(대략 3개월 정도 였음)에 대한 급여 명세서 및 급여를 받은 통장 내역을 보여주면 직권처리가 무사히 될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시며 끊으셨다.
직권처리 과정
직권처리를 해야한다고 통보를 받은 다음날, 안내받은 번호로 전화를 했다. 다행히 담당자분께서 바로 받으셨고, 전날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하며 직권처리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하지만 전달받은 바가 따로 없으셨는지 다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물어보셨고, 차근차근 다 답변을 하고 나니 소멸사업장에 대한 직권처리를 진행하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일단 직권처리를 위해서는 총 3가지가 필요했다.
1. 근로 계약서 (근로 기간과 급여에 관해 명시가 되어 있어야함)
2. 급여 명세서
3. 고용보험 이직확인서 처리 관련 문답서
1,2 번은 필자가 따로 준비해야 했으며, 3번의 경우에는 팩스를 통해서 문답서 서식을 보내주셨다.
1. 근로 계약서
근로 계약서의 경우에는 원본은 아니지만, 근로계약서 작성 후 혹시 몰라서 찍어놓은 사진을 제출했다.
혹시 몰라서 물어보니, 제대로 글이 보인다면 원본이 아니여도 인정된다고 해주셨다. (정말 다행이다ㅠ)
다만 문제가 되었던 것은 근로 기간과 급여가 적혀있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일단 근로기간의 경우에는 따로 정해놓고 진행하지 않았으며, 급여에 대해서도 시급에 대해서만 명시가 되어있었으며 월급이 어느정도 인지는 적혀있지 않았다.
해당 학원 알바의 경우에는 유연 근무라 학생과 편한 요일과 시간을 맞춰서 학원 알바를 진행했으며, 각자 일한 날짜와 시간을 업무 일지에 적으면 원장선생님께서 추후 확인 후 시간에 맞춰서 급여를 지급해주셨다.
따라서 정해진 기간도 요일도 없었고, 그나마 근무기간을 증빙할 자료는 업무 일지였으나 업무 일지를 매달 찍어놨다 한들, 그만둔지 1년이 넘어간 알바처의 업무 일지를 가지고 있을리도 만무했다. (물론 매달 찍어놓지도 않았다. 알아서 잘 챙겨주셨으니까 믿고 따로 업무 일지를 찍어놓지 않았는데 이런 곳에서 발목을 잡힐 줄이야ㅠㅠ)
이 때문에 담당자분이랑 필자랑 같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었는데, 일단 시급이 적혀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급여명세서가 있다면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2. 급여명세서
문제는 급여명세서도 없었다는 점이다. (있는게 도대체 뭘까, 너무 억울했었다...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급여를 증빙할 통장내역도 있고, 고용보험 자격이력 내역서도 있으니까 안될까 싶었다.
그래서 담당자분께 고용보험 자격이력 내역서도 말씀드려봤으나, 이는 피보험 단위기간을 증명할 수 없고, 해당 내역은 담당자분께서도 확인이 가능하시다고 하셨다.
다른 증명 방법이 따로 없을까요...?
힘겹게 물어봤는데, 일단 확인을 해보시겠다며 고용보험 이직확인서 처리 관련 문답서를 작성해서 팩스로 보내달라고 하셨다.
3. 고용보험 이직확인서 처리 관련 문답서
해당 문답서는 팩스로 받았는데, 팩스가 따로 집에 없었어서 이메일로 받으면 안되냐고 여쭤봤는데 안 된다고 하셨다.
대신 팩스가 없는 거라면 모바일 팩스 사용을 추천해주셨고, 다행히 모바일 팩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팩스로 서로 문서를 잘 주고 받을 수 있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문답서 양식은 아래와 같았다.
(문답서 양식 공개에 대해 문제가 있을 경우에 내리겠습니다.)
말그대로 이직자와 이직 사업장에 대한 정보, 재직 시 근로 조건에 대한 문답서이다. 해당 문답서를 가지고 직권처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해당 문항에 맞춰 사실대로 작성하면 된다! 작성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 해주셨다.
필자의 경우에는 3-8번의 퇴직사유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열심히 구글링한 결과 실업급여 수급 조건의 퇴사 사유가 비자발적이여야하는데, 이는 가장 최근에 퇴사한 직장의 퇴사사유에 대한 조건이었다. 따라서 그 전 직장(여기서는 알바처)의 퇴사사유는 실업급여 지급에 상관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혹시 몰라서 다시 질문하니, 가장 최근에 퇴사한 직장의 퇴사사유가 비자발적이면 되기 때문에 전 직장에서의 퇴사사유가 자발적이여도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씀해주셨다.
따라서 당당하게 자발적 사유라고 적었다. (실제로 교환학생 준비로 그만 두었었다. 눈물 젖은 교환학생 준비 기록은
캐나다 교환학생 준비를 참고!)
직권처리 결과
고용보험 이직확인서 관련 문답서를 팩스로 담당자에게 보낸 후에 얼마 안되어서 담당자분께 전화가 왔다.
담당자분께서는 문답서를 기반으로 한달 급여는 어느정도 였는지, 하루에 보통 몇 시간 정도 일했는지 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하셨다.
그 후에는 하루만에 직권처리를 진행해주셨다.
직권처리가 되었다는 결과를 안 알려주셔서 다시 확인차 직권처리 담당자분과 처음에 전화주셨던 실업급여 담당자분께도 전화했는데 두 분 다 제대로 처리되었고,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셨다!
부족한 서류가 많았는 데도 담당자분께서 열심히 같이 찾아봐주시고, 필자 또한 가지고 있는 모든 서류를 동원해서 매달렸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모든 서류는 제대로 보관하고 있어야 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참고로 직권처리를 진행하면 이직 확인서가 생긴다! 혹시 몰라서 이직확인서가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해보았다.
(이직확인서 확인 방법은 실업급여 신청 - Part 1 신청 조건 알아보기 의 이직확인서 부분 확인!)
예전에는 1번 이직확인서만 존재했는데,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번 직권처리를 통해서 2번의 이직확인서가 추가되었다!
무난하게 끝날 줄 알았던 실업급여 신청과정은 생각보다 난관이 있었지만 담당자분들의 도움으로 잘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필자처럼 소멸사업장에 대한 직권처리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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